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폭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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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회.정치.역사.인물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폭발사고

 

2024년 5월 21일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훈련 중 수류탄이 폭발해 훈련병 1명이 사망하고 훈련부사관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다.


2024년 5월 21일 오전 9시 45분경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교육훈련 중 세열수류탄이 터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수류탄을 잡고 있던 훈련병과 옆에 있던 간부 1명, 총 2명의 장병이 부상을 입어 국군대전병원으로 긴급 후송하였으나 훈련병은 사망하였고 간부는 의식은 남아 있으나 손과 오른팔 등에 중상을 입어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소대장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소 6개월동안 입실해있을 것으로 판정되었다. 119도 출동하였으나 이미 부대에서 선제조치를 끝냈고 부상자도 이송을 시작한 후였기 때문에 사고 현장까지는 진입하지 않았다.

 


군 당국과 경찰은 훈련병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은 뒤 던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사망 장병과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민간 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후에 나온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훈련병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고 던지지 않자 이를 본 소대장이 달려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수십 미터에 훈련병 235명이 있었지만 다행히 안전지대에 있어서 더 이상의 추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사고 후 군에서 발표한 내용은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던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훈련병이 수류탄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빼거나 수류탄을 고쳐잡다가 실수로 안전손잡이가 풀리며 투척 전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밀킹' 또는 '더블클릭'이라고 하는 사고로, 대표적인 수류탄 사고 유형이다.

 


수류탄의 구조상 안전손잡이가 잠깐이라도 풀린 순간 뇌관 힌지가 일단 한 번 젖혀진 상황에서 안전손잡이를 원위치로 복구시킨들 이미 격발되어서 곧 터질 운명이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밀킹이나 더블클릭이 무서운 점은 손잡이가 풀렸다는 것을 본인도 옆사람도 모르는 경우가 잦고, 알아도 사고를 막기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더블클릭을 인지하고 "야! 얼른 던져!"라고 교관이 소리쳐서 당황한 채로 급하게 투척하려 했거나, 혹은 교관이 급히 수류탄을 뺏어들어 투척하려다가 들고있던 수류탄을 손에서 놓치는 '호 안, 밖에 수류탄' 상황이 발생하는 순간 이미 뇌관이 작동된걸 인지한 뒤에 행동한 것이기 때문에 더블클릭 없이 단순 투척실수로 인한 '호 안, 밖에 수류탄' 상황보다 대처할 시간이 부족하여 훨씬 위험하다. 놓치지 않고 무사히 던졌다고 하더라도 상술했듯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수류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대참사가 일어날수도 있다. 

 

 

수류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맞닿은 지면이나 물의 저항이 없기 때문에 폭압이 전 방향으로 발생하여 지면이나 물에서 폭발하는 것보다 파편이 훨씬 멀리 튀기 때문에 훈련을 총괄하는 통제관과 모든 사로의 훈련병들과 교관들까지 살상범위에 들어온다는 뜻이 된다. 아는 방법은 본인이 안전손잡이가 풀렸다라고 느끼거나 안전손잡이가 풀릴 때 나는 미세한 '팅'하고 뇌관이 작동하는 소리를 듣는 법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팔을 뒤로 젖힐 때 수류탄을 귀 가까이에 위치 시키는 게 훈련소에서 가르치는 모범 투척 자세인 것이다.

 


육군의 수류탄 훈련은 안전핀을 뽑는 동작과 던지는 동작이 구분 동작으로 되어 있으나, 세열수류탄을 던질 때는 안전 문제로 연결 동작으로 즉시 던지게 되어 있다. 추가 기사에 의하면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고 던지지 않자 소대장이 급하게 달려가서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이미 밀킹으로 인해 손잡이가 풀린 상태였고 늦었다고 보도되었다. 안전핀을 뽑은 것과 거의 동시에 안전손잡이도 풀려버린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범수 대위는 훈련병이 안전핀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머뭇거리는 걸 보고 공이가 격발했다는 것을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훈련병의 목숨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도 순직하고 말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소대장이 격발을 눈치채지 못했다가 훈련병이 연결 동작을 수행하지 않으니 뒤늦게 조치를 취하려다 발생한 사고로 추정된다. 덕분에 소대장은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잃지 않을 수 있었다.

 


2015년 제50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폭발사고 이후 약 3년 가량 훈련병은 아예 세열수류탄을 잡지 않다가 2019년부터 다시 훈련하기 시작했는데 불과 5년 만에 또 사고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각 신병교육기관에서는 세열수류탄의 사용 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본부는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제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해 훈련하도록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사건 발생일부터 정확히 26년 전인 1998년 5월 21일에도 똑같이 32사단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교관 1명과 훈련병 1명이 사망했으며, 교관 2명과 훈련병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수류탄과 비슷한 크기의 돌멩이, 멍텅구리(수류탄 모형), 이후 연습용 수류탄으로 연습하다가 어느 정도 숙달이 되었다고 판단되어야 세열수류탄을 투척할 수 있다. 또한 세열수류탄을 투척 할 때는 간부가 사수 바로 옆에 붙어 감독하면서 부사수 역할까지 하며 혹여나 훈련병이 일으킬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상 반경 약 15m의 세열수류탄을 생전 처음 던져본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훈련병의 의사나 간부의 판단에 따라 훈련병을 열외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수전증이나 다한증 등의 질환이 있는 훈련병이라 수류탄 투척 훈련 자체가 부적절하거나, 연습용 수류탄의 투척거리가 15m를 넘지 못해 실제 세열수류탄 투척 훈련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심지어 육군훈련소나 일부 신교대는 훈련병의 꿈자리가 뒤숭숭했다는 비과학적인 사유도 미리 조사해서 열외시키고, 훈련장에 도착한 이후에 던지기 무섭다는 훈련병도 그냥 열외시키는 등, 간부들이 온갖 부정적인 근거를 나열하며 굳이 할 필요 없는 훈련이라며 열외를 권유한다. 그러나 이렇게 철저하게 대비하여도 예상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수인 훈련병이나 부사수 역할을 하는 간부가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