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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 비판: 관세 정책 실패 책임 전가인가?

트럼프 관세 정책과 파월 비판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 경제 위기 속 연준 의장 공격, 시장 혼란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연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파월을 "중대한 실패자"라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고, 파월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경제 둔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공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그 책임을 연준으로 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기사는 트럼프의 파월 비판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전문가들의 분석, 그리고 연준 독립성에 대한 논쟁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트럼프의 파월 공격: 관세 정책 실패의 희생양 찾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을 "미스터 투 레이트"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5년 4월 17일 트루스소셜에서 "내가 파월에게 사임을 요구하면 그는 매우 빠르게 물러날 것"이라고 압박하며 연준 의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이 자신의 관세 정책 실패를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한다. 트럼프는 대규모 관세를 도입하며 글로벌 무역 환경에 혼란을 초래했지만, 경제적 부작용이 드러나자 연준의 금리 정책을 비판의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트럼프가 대중에게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관세 정책이 아닌 연준의 금리 정책이 원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월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파월은 시카고 경제 클럽에서 관세가 연준의 이중 목표인 안정적인 물가와 최대 고용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비판은 파월의 이러한 경고 직후 본격화되었다.

시장의 반응: 트리플 약세와 셀 아메리카 현상

트럼프의 파월 비판과 관세 정책은 미국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었다. 주식, 국채, 달러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으며,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을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 움직임에 나섰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8%, S&P500은 2.36%, 나스닥 지수는 2.55% 하락했다. 이는 올해 고점 대비 15~20% 하락한 수준으로,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금융 정보 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약 57억 달러(약 8조 원)의 자금이 유출되었다.

미국 국채 시장도 큰 영향을 받았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0.09%포인트 상승해 연 4.42%를 기록했으며, 이는 보름 전 연 4.01%에서 급등한 수치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국채 매도가 가속화되었다. 달러 가치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97.9까지 하락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는 0.804달러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3430달러를 돌파했으며, 뉴욕거래소의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3425.3달러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 전략가는 "주요 기축통화국에서 국채 매도와 통화 가치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상실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항목 변화율/수치 비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2.48% 하락 하루 사이 하락
S&P500 2.36% 하락 하루 사이 하락
나스닥 지수 2.55% 하락 하루 사이 하락
미 국채 10년물 금리 0.09%포인트 상승, 연 4.42% 보름 만에 0.4%포인트 급등
달러인덱스 97.9, 2022년 3월 이후 최저 스위스프랑 대비 10년 만에 최저
금 현물 가격 장중 3430달러 초과 사상 최고치 경신

연준 독립성 논쟁: 파월 해임 가능성과 시장의 우려

트럼프의 파월 비판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서 독립적으로 통화 정책을 결정해야 하며, 이는 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파월을 해임하거나 사임을 압박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측근들이 파월 해임이 금융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는 현재 해임보다는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압박이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한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글로벌정책전략가는 "연준 의장 해임 시도는 채권 금리 급등, 달러 가치 하락, 주식시장 투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위기 상황에서 금리 인상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며,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 낮은 성장, 높은 실업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독립성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중요한 이슈다.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면, 미국의 통화 정책 신뢰도가 하락하고 글로벌 경제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인덱스의 급락은 이미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약세를 보여주며,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 저하를 반영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경제적 위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이번 논쟁의 핵심 배경이다. 그는 주요 교역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했지만,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파월은 관세가 물가를 상승시키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트럼프의 비판을 촉발한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관세 정책의 경제적 영향은 이미 시장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 국채 금리 상승, 달러 가치 하락은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금값의 급등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의 동시 발생)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의 전망과 시장의 미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파월 비판과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지속시킬 것으로 본다. 특히, 연준이 금리 인하를 거부하거나 예상보다 늦게 인하할 경우, 트럼프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장기적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 경제 안정에 필수적이다. 중앙은행이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때, 경제 위기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트럼프의 압박이 계속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와 파월의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미국 경제의 미래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투자자들은 이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주목하며,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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