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1분기 실적: 적자 폭 감소로 회복 기대감 상승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며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은 126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1353억 원 대비 약 87억 원 줄었으며, 직전 분기 2341억 원과 비교해도 1075억 원 감소했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6분기 연속 적자라는 부담 속에서도 생산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매출은 4조 9018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하며 소폭의 안정세를 보였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실적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서도 내부 구조 개선과 원료 가격 안정화로 긍정적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
회사의 사업 부문별 성과를 살펴보면, 기초화학 부문은 매출 3조 3573억 원, 영업손실 1077억 원을 기록했다. 대산 공장의 정전 등 가동 차질에도 불구하고 스프레드(마진) 개선, 경비 절감, 긍정적인 환율 영향으로 적자 폭이 축소되었다. 특히 2분기에는 원료 가격 하향 안정화와 대산 공장 및 해외 자회사 정기 보수가 예정되어 있어 추가적인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 1082억 원, 영업이익 729억 원으로 원료 가격 안정화와 수요 회복에 힘입어 스프레드가 확대되었다. 운송비 절감과 환율 효과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매출 4456억 원, 영업이익 188억 원으로, 주요 제품의 국제 가격 상승과 판매량 확대, 환율 효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출 1580억 원, 영업손실 46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가동률 조정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이러한 부문별 성과는 롯데케미칼이 각 사업 영역에서 상이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부문 | 매출 (억 원) | 영업이익/손실 (억 원) | 주요 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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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화학 (기초소재, LC타이탄, LC USA, 롯데GS화학) | 3조 3573 | -1077 | 스프레드 개선, 경비 절감, 긍정적 환율 영향으로 적자 폭 축소, 대산 공장 정전 영향 일부 |
첨단소재 | 1조 1082 | 729 | 원료 안정화, 수요 개선, 운송비 감소, 환율 영향으로 실적 개선 |
롯데정밀화학 | 4456 | 188 | 주요 제품 국제가 상승, 판매량 확대, 환율 영향으로 실적 개선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 1580 | -460 | 고객사 재고 조정, 생산량 감소로 고정비 부담 확대, 적자 지속 |
전략적 대응: 에셋 라이트와 고부가 포트폴리오로 재무 구조 혁신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에셋 라이트 전략과 고부가 포트폴리오 확대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지난 2월 파키스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 LCPL 매각을 위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 6500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LCPL 매각은 현재 기업결합신고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공개매수 후 7월 또는 8월 중 거래 종결이 예상된다. LCI 지분에 대해서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자산 매각과 자금 조달 전략은 롯데케미칼의 재무 구조를 경량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스프레드 개선과 생산 효율성 향상으로 적자 폭이 축소되었다”며, “글로벌 정책 변동성과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증설 부담 완화와 원료 가격 하향 안정화로 점진적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2025년 현금 흐름 흑자 전환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며,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종료 후 2026년부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 투자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접근을 보여준다.
미국 관세 정책 대응: 가격 인상과 현지 생산 확대 검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 수출 비중은 한 자릿수 중반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첨단소재 부문의 경우 미국 비중이 10%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크다. 주우현 첨단소재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관세 기준으로 관세 부담액은 매출의 약 5%로 추정된다”며, “업체별로 관세 부담에 대한 가격 인상 협의를 진행 중이며, 현지 생산 법인을 통한 공급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응은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첨단소재 부문은 롯데케미칼의 고부가 사업 핵심 영역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수요 변화와 관세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가격 인상 협의뿐 아니라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다각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