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 최장수 인물 '잔 루이즈 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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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최장수 인물 '잔 루이즈 칼망'

 

공식적으로 출생 및 사망 시기가 입증된 인물 중 최장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잘 와닿지 않는다면 이승만 전 대한민국 대통령(1875~1965),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1875~1965)와 동갑이며, 백범 김구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보다 누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인물도 장수한 경우이지만 잔 칼망은 1965년에 90살로 사망한 이승만, 슈바이처보다 무려 32년을 더 살았다. 한국사와 비교를 하자면, 잔 칼망은 강화도 조약(1876) 1년 전에 태어나서 임오군란(1882), 갑신정변(1884), 동학 농민 혁명, 갑오개혁(1894), 을사늑약(1905), 일제강점기(1910~1945)와 광복(1945-08-15), 군정기와 한반도 분단(1945~1948), 대한민국 정부수립(1948-08-15), 한국전쟁(1950~1953), 군사정권(1961~1987)과 5.18 민주화운동(1980), 6월 항쟁(1987), 1988 서울 올림픽(1988),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까지 직접 보고 1997년 외환 위기(1997-11-21) 불과 3달 전에 사망한 셈이다. 그리고 19세기 말 ~ 20세기 말까지의 기간을 모두 경험한 근현대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세계사로 따지면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을 모두 경험하였고 러시아 제국-소비에트 연방-소련 해체-러시아 연방, 그리고 독일의 분단과 독일 재통일까지 모두 경험했으며 냉전의 시작과 끝을 두 눈으로 본 사람이다. 즉 거의 모든 근대사를 두 눈으로 지켜본 몇 안 되는 인물인 셈이다.


그녀는 프랑스 아를의 상당히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딱히 돈을 벌기 위해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으며 테니스, 사이클링, 수영, 롤러스케이트, 피아노, 오페라 같은 고급 취미 생활을 자주 즐겼다고 한다.

고령의 나이로 인해 씹는 힘이 약해졌음에도 불구, 식사로는 찐 비둘기 요리나 쇠고기 요리를 즐겨 먹었고, 평소 초콜릿을 많이 먹었으며 식후에는 디저트를 먹는 시간도 가졌다. 디저트로는 튀긴 음식과 맵고 짠 음식을 선호했다고 한다.


1965년, 당시 90세의 나이로 자신의 사후 준비를 하고 있던 잔 칼망은 유일한 자녀이었던 딸 이본이 마흔도 안 된 나이에 늑막염으로 요절하고 외손자도 자손을 남기지 못한 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상속을 해줄 사람이 없자, 같은 동네에 살던 48세 변호사 앙드레 라프레(Andre Raffray)에게 우발적으로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계약했다. 단, 조건이 있었는데, 본인이 살아있는 동안에 매달 2,500프랑(한화로 50만원)씩 지급하고 사후에 아파트 소유권을 받는다는 것. 당시 변호사는 큰 불만 없이 받아들였고, 당시에는 양측 모두 만족스럽게 체결했었다. 법학 지식을 꺼낼 것 없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칼망은 이미 90살을 훌쩍 넘어 오늘내일 하는 나이였으니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계약 조건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알다시피 잔 칼망 할머니는 그 후로도 32년을 더 살았다. 참고로 그 변호사는 1995년에 78세로 할머니보다 2년 먼저 사망하여, 장장 30년이나 매달 50만원 가량의 금액을 지급하고도 결국 아파트는 넘겨받지도 못했다. 게다가 계약자가 사망하면 계약자의 가족, 자녀들이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법에 따라 변호사가 사망한 후에도 가족들이 매달 2,500프랑씩 지급했다고. 매매 대금만 부동산 값의 2배가 넘었다. 결과적으로 백세 시대에 32년 동안 안정적인 연금을 매달 받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920회에도 나왔다.

생전에 빈센트 반 고흐를 직접 만나본 적이 있다. 1888년, 그녀의 삼촌이 운영하는 가게에 캔버스를 사러 갔을 때 그 곳에서 만났다고. 참고로 인상은 좋지 못해서 고흐를 본 소감은 "지저분한 옷차림에 불쾌한 인상(Dirty, badly dressed and disagreeable)"이었다고 한다. 또한 고흐에게 색연필도 판매한 적이 있었다. 이런 사실은 고흐의 아를 이주 100주년 때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런 인연으로 114세의 나이에 <빈센트와 나(Vincent et moi)>라는 영화에 특별 출연하여, 최고령 나이에 영화에 출연한 배우라는 타이틀도 가졌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당시 고흐가 칼망에게 직접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겠다는 제의를 했으나, 칼망은 동네 사람들의 눈길 때문에 거절하였다고 한다. 이후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려주었다면, 1890년대에 자신을 그린 고흐의 인물화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1889년에 완공된 에펠탑을 공사 중일 때 본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1900 파리 올림픽의 관중이기도 했다. 에펠탑을 공사중일 때 본 것도 기억이 또렷할 10대 초반이다.

흡연을 한 기간이 1896년(21세)~1992년(117세)으로, 무려 96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 담배 1개피에 수명이 약 12분이 단축된다는 소문을 생각해보면 놀라운 이야기. 미국에도 일명 '닥터페퍼 할머니'라 불린 엘리자베스 설리번(1911~2017, 향년 106세)이라는 노모의 사례가 있는데, 임종하기 얼마 전까지 닥터페퍼라는 탄산음료를 즐겨 마셨으며 의사들에게 노령에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면 빨리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작 그 말을 한 의사들이 빨리 죽어버리고 설리번 본인은 100세가 넘어 명을 다하기 전까지 탄산음료를 마셨으니, 보통 사람이었으면 건강에 큰 해악을 끼치는 습관을 들이며 100살이 넘게 사는 것은 체질이 타고난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군 병사 몇명이 자신이 묵던 아파트의 방에 들어와서 잠을 자고 갔지만,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서 딱히 원망스럽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때 이미 60을 넘긴 노인이었다.

1996년에는 요양소의 재정 문제를 돕기 위해 랩 음악을 배경으로 잔 칼망의 목소리를 녹음한 <Time's Mistress>라는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1960년 85세의 나이에 펜싱을 처음 배웠고, 11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 그야말로 노익장.


110세 즈음에 건강에 이상이 생겨 치매 판정을 받았지만, 사실은 치매가 아니라 희귀한 프랑스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잔 칼망이 워낙 독보적으로 장수해서 그렇지 오빠인 프랑수아도 무려 97세까지 장수했고, 부친인 니콜라도 92세, 모친인 마르그리트도 86세까지 장수했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듯하다. 이쯤 되면 여든을 못 채우고 죽은 남편이 부족해 보일 지경. 하지만 그녀의 딸과 손자는 40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요절하였다. 97년도에 1838년생 부모를 가진 것은 2022년 현재 남북전쟁 당시 출생한 부모를 가진 것과 같다.


그 외에도 소소한 기록이 많은데, 전화가 발명되기 전에 태어난 세대 중 마지막 생존자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